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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돌며 남녀 안 가리고 칼부림, 서현역 퇴근길 악몽


시민들과 119 구급대원이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백화점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피해자들이 많았습니다. 피의자 최모씨가 이용한 경차가 바퀴가 빠진 채 백화점 앞에 방치돼있습니다. 최씨는 흉기 난동에 앞서 경차를 몰고 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들이받았습니다.

퇴근 인파로 가득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대가 순식간에 피와 비명으로 가득 찬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피의자 20대 남성 최모씨가 차량으로 AK플라자 백화점 2층 출입구로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면서 평화롭던 오후가 순식간에 악몽으로 둔갑했습니다.

3일 오후 5시58분쯤 최씨가 시범단지 삼성한신아파트 후문 방면에서 흰색 경차를 몰고 시범단지 AK플라자 2층 버스 정류장 쪽으로 굉음을 내며 돌진했습니다. 목격자 A씨는 “할머니 한 분이 거의 치일 뻔했다”며 “AK플라자로 가는 길에 벌써 두 명 정도가 쓰러져 있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차에서 내린 최씨는 스포츠머리에 긴바지, 검은색 후드티를 걸치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습니다.

최씨는 이어 2층 중앙 입구로 들어갔다. 입구로 들어가면 정면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1층 시계탑이 있는 광장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정현진(42)씨는 “경찰에 신고하려고 쫓아가니 이미 여성 피해자 한 명이 2층 에스컬레이터 우측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며 “1층에서도 ‘사람이 2명 찔렸다’는 비명이 들려왔다”고 전했습니다. 정씨가 여성 피해자 옆에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는 순간 최씨가 피 묻은 흉기를 든 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태연하게 올라왔습니다. 당초 음주 운전자인 줄 알고 제압하기 위해 쫓아갔던 정씨는 “피가 묻은 흉기를 들고 있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에스컬레이터를 올라온 최씨는 다시 정문을 나가 시범단지 한양아파트 방면으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시민들은 그야말로 공포에 질려 곳곳으로 대피했습니다. AK플라자 서쪽 출입구에서 상황을 목격한 안규준(21)씨는 “사람들이 몰려 있어 시계탑 쪽으로 뛰어가니 2명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것을 봤다”라며 “이후 수십명의 사람들이 다들 뛰어나오기에 함께 대피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모(26)씨는 “‘범인이 안 잡혔다’ ‘2명이다’ ‘3명이다’ 등의 이야기가 막 터져 나와 너무 무서웠다”고 호소했습니다. 다른 목격자는 “50∼60㎝가량인 흉기를 쇼핑몰 1층과 2층에서 휘둘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범행 장면을 담은 영상을 보면 최씨는 검은색 후드티와 후드티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한 여성의 뒤를 흉기를 들고 쫓아갔습니다. 여성이 왼쪽으로 방향을 틀자 그는 여성을 쫓는 대신 옆에 있던 다른 남성의 등을 향해 흉기를 내밀었습니다. 이어 다시 두리번거리며 앞으로 달려나가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시민들은 이같은 영상을 SNS 등을 통해 공유하며 불안함을 호소했습니다. 인터넷 지역 카페 등에는 “남동생이 눈 앞에서 목격했다. 본 것만 피해자가 3명인데 바닥에 피가 흥건하다고 한다”며 “한 번도 안 쉬고 집으로 뛰었다고 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또 다른 지역 주민은 “차가 아예 인도로 올라왔다고 한다”며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피해자가 백화점 바닥에 누워있거나, 119 구급대원이 부상자를 살피는 모습 등의 사진과 영상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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