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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디딤돌대출 0.3% 금리 인상의 숨겨진 비밀


얼마 전 주택청약통장 혜택 강화 법안 내용을 소개 드리면서 너무 적은 금리 인상폭에 대한 의문을 가졌었는데요.

정책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주택청약통장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지 못하는 이유'와 주택청약통장 금리가 올라가면서 함께 올라간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금리까지 올라간 상황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솔직히 이걸 대충 보면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혀 반대로 국민의 뒤통수를 치기 위한 정부의 교모한 정책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함께 보시죠.

1. 주택청약통장 금리를 기준금리까지 올리지 못하는 이유


우선 제가 이 법안을 보면서 가졌던 가장 큰 의문점은 현재 한국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3.5%인데 왜 아직까지 주택청약통장 금리는 기준금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인상을 하는데 왜 쥐꼬리만큼 올려주는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으로 한 이웃분께서 답변을 주셨는데 '청약저축에 관련된 예적금 금리는 대출 금리와 연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혜택을 주고 있는 디딤돌 대출, 버팀목 대출도 피해를 받을 수 있다.'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제가 직접 디딤돌, 버팀목 대출을 받지 않아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왜 주택청약통장 금리를 기준금리 이상으로, 가산금리까지 더해 많은 이자를 주지 못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주택 구매 시 받는 대출이 수 천만 원에서 억 단위이기 때문에 단순히 주택청약통장 혜택을 더 주기 위해 금리를 대폭 올렸다간 대출받는 사람들의 이자 비용 부담이 더 커진다고 판단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는 OK입니다. 문제는 다음부터죠.

2. 주택청약통장 금리 올리면서 대출 금리 올리면 결국 손해다.


이번 혜택 강화로 주택청약통장 금리는 0.7% 상승하였고, 주택 구입, 전세 자금 대출 금리는 0.3%가 올랐습니다.

그냥 단순히 숫자만 보는 사람이라면 은행에 돈을 저축하면 받는 금리는 0.7%나 올랐고, 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해도 0.3%니까 0.4%는 이득이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주택청약통장에 들어가는 금액과 주택 구입 시 받는 대출금의 규모가 아주 많이 차이나기 때문이죠.

청약 통장 납입 인정 한도가 10만 원이기 때문에 10만 원씩 10년을 넣어도 1,200만 원이지만 주택 구입 시 받는 대출은 최소 수 천에서 수 억. 크다면 자그마치 10배나 금액이 차이 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원금의 규모가 작은 통장의 금리를 0.7% 올리고, 원금의 규모가 큰 통장의 대출 금리를 0.3% 올리면 누가 더 손해를 볼까요?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버팀목 전세 대출과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금리와 한도로, 0.3% 인상이 되면 얼마나 비용 부담이 늘어날까요?

보수적으로 버팀목은 2.7%에 1억, 디딤돌은 3.3%에 2억, 최대 3억을 계산해 보았습니다. 사실 위의 두 대출은 워낙 시중 은행들의 금리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0.3%가 인상되어도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주택청약 통장에 약 1,000만 원이 있고, 금리가 0.7% 오르면 추가로 더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약 7만 원이고요.

주택 구입자금의 원금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각각 1, 2억씩 대출을 받았을 경우, 연이자는 최소 30~90만 원 정도 늘어나게 되는데 이것을 비교해 보면 실제로 주택청약통장 혜택 대폭 강화는 말이 안 되는 소리 같습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둘 다 안 올리는 게 낫죠.

결국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생애 최초 내집마련을 할 때 디딤돌대출을 활용할 것인데 이분들에게 50만 원씩 이자를 더 걷겠다는 소리입니다.

500만 명한테 50만 원만 더 걷어도 얼마인가요?

3. 주택청약통장 장기 보유할수록 이득입니다. 금융, 세제 혜택의 눈속임


이번 혜택 강화안에서 청약통장 장기 보유자 대출 우대금리 확대 혜택이 개선되는데요. 알고 보면 정말 웃긴 개선이더라고요?

기존에는 청약통장 가입 1년 이상이면 0.1%, 3년이면 0.2% 우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선으로 인해 가입 0~4년 11개월 가입자는 단 0.1%도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장 올해, 내년 안에 결혼을 해서 주택 구매 예정인 분들은 10~20년간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 0.2%를 눈앞에서 날리게 된 것이죠.

그렇다고 좋은 청약 기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5년 우대금리 기간을 채우려고 3-4년 차에 기회를 날려야 하는 기회비용까지.

사실 저는 저 개선이라는 단어가 너무 모호해서 기존 우대금리에 추가해서 1년 가입자부터 15년 가입자까지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게 아닌가 했는데 국토교통부에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진짜 이전 혜택은 사라지고 개선된 혜택만 적용된다고 하네요.

즉, 이번 혜택 강화로 인해 주택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어중간한 사람들은 기본 금리 0.3% 인상에 우대 금리 0.2%를 날려 총 0.5%의 인상분을 체감하게 됩니다.

2~3억에 0.5%면 적은 금액이 아니죠?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일까요?

결국 무주택자와 저소득자의 주택 마련 부담을 완화하고 주거 생활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정책이 주택청약통장 금리 0.7% 올려준다는 명목하에 변질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들은 국가 부채와 조세를 위해 금리를 올렸다고 주장하겠지만 안 그래도 내 집 마련이 힘들어 전세를 살다가 사기당해 생활이 어려우신 분들이나 저소득, 무주택자들에게 이자 부담이 더해지니.

저는 눈속임 정책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금융 상품은 파헤치면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경제, 돈에 대해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합니다.. 어렵다고 포기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도 놓칠 수 있으니까요.

저희 부모님도 10년째 고정 금리로 이자를 내고 계셨는데 8월 30일부터 금리가 오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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