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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강인 합작골, 3경기만에 속 시원한 승리


동남아 태국에 날씨는 30도 넘는 기온에 70%에 가까운 습도였는데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위였습니다.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26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한국과 태국의 4차전인데 지면 1번시드에 못갈 수도 있어서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4만명 가량의 태국 팬들의 응원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한국은 태국과 역대전적에서 30승 8무 8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8패는 전부 태국과의 원정에서 나왔습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32)과 이강인(23)이 동시에 선발로 나섰습니다. 한국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3차전에서 1대1로 비겼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이 태국(101위) 보다 객관적 전력이 우세했는데도 무승부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진듯이 고개를 숙였고 태국은 이긴듯 기뻐했습니다. 한국은 4차전에서 설욕이 필요했습니다.

경기 초반이었던 전반 18분 한국의 선제골이 나왔습니다. 중원에 있던 이강인이 가운데에서 쇄도하던 조규성에게 공간 패스를 건넸습니다. 조규성은 힘껏 달려가 골키퍼보다 앞서서 공을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빈 골대 앞으로 바로 공을 깔아 찼습니다. 수비수와 함께 공을 향해 달려가던 이재성이 엉키면서 공이 골라인을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경기 내내 태국의 전방 압박 탓에 경기는 답답하게 흘러갔습니다.

혈을 뚫은 건 이강인과 손흥민이었습니다. 후반 9분 이강인이 중원에서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은 뒤 공을 왼쪽에서 달려오던 손흥민에게 넘겨줬습니다. 손흥민은 공을 잡고 헛다리를 짚으면서 골대 가까이 다가가 수비수 앞에서 왼발로 강하게 슛을 때렸습니다. 슛은 골키퍼 오른쪽으로 흘러 골대 왼쪽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강인은 펄쩍 뛰어 손흥민에게 안기면서 기뻐했습니다.

둘은 지난달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0대2 패) 전날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손흥민이 이강인에게 탁구를 치지 말라고 했다가 충돌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쏟아지자 이강인은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을 만나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일 공식 훈련 전에 다시 사죄의 뜻을 밝혔습니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진심이 전해졌다”면서 사과를 받아들였고, 이날 이강안과 골을 합작한 뒤 부둥켜 안으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후반 37분 왼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김민재가 머리로 떨어뜨렸고, 이를 박진섭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3-0이 되자 풀 죽은 태국 관중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습니다. 한국의 3대0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습니다.

대표팀은 ‘하극상 논란’ 이후 첫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날 승리한 한국은 3승1무(승점 10)로 2위 중국(2승1무1패·승점 7)에 앞서 C조 선두를 내달리며 사실상 3차 예선행을 확정했습니다. 중국이 같은 날 싱가포르를 4대1로 꺾고 조 2위가 됐습니다. 태국이 1승1무2패(승점 4)로 3위네요. 월드컵 2차 예선에선 조 1·2위가 3차 예선에 오릅니다. 한국은 6월 6일 싱가포르 원정, 11일 중국과 홈 경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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